정어리 – 188

희망 같은거 안 믿는다. 그러한 단어가 오히려 나를 지치게 한다. 지금까지 주욱 절망과 함께도 썩 잘 해왔다. 힘든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 모든걸 돌이키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아직까진 단 한번도 없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지도 않다. 그간의 모든 일들이 누군가는 짊어져야만 하는 일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제는 내가 짊어져야 할 차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단지 내가 사람들에게 성이 난 것은 지금 수 많은 거리들과 빼곡히 가득찬 그 건물더미, 다시 말해 현실의 잿더미 위에서 힘겹게 피워진 것들을 애들 장난처럼 취급하는 태도 때문이다. 그 사람들의 부러진 코 따위는 내게 필요 없다. 오히려 자신의 나약함을 방관하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규격화 시킨 채 가판대 위에 올려놓는 사람들의 무기력함과 쇠약함이 가여울 뿐이다. 전진하여야 할 시대가 머무르고 있다.

불안으로 세계를 버리는 자에게 세계는 없다. 스스로 부정한 세계가 자신에게 닿지 않는 것을 원망하는 당신은 스스로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제 당신에겐 스스로 등진 자신 밖에 없다. 당신의 이름으로.

ㅡ 2014년 5월 9일 오전 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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